오늘도 점심시간을 놓쳤다. 꼬리가 길지 않아서 제때 잡기 어려운 놈이다. 가끔 긴 꼬리 점심을 만날 때면 겨우 잡아 허기를 때우기 일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즐겨 먹는 메뉴는 순댓국, 김치찌개, 콩나물국밥, 짬뽕, 콩나물비빔밥, 메밀냉면처럼 흔한 메뉴들이다. 이들 메뉴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장소에 있고 제법 맛있는 집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칼국수가 먹고 싶다. 희뿌연 국물과 홍두깨로 밀어 손으로 썬 흔적이 면발 여기저기 상처로 남아 있어 입속에 넣고 쪽~~ 하고 흡입할 때 칼로 썬 흔적이 입술 안쪽을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좋다. 가끔은 굵거나 아주 가는 면발도 입술의 감촉으로 느껴지는데 오래전 할머니의 칼 솜씨가 떠올라서 좋다. 운전을 하면서 반대 방향 쪽에 있는 식당으로 핸들을 꺾는 ..